어느 씨앗
문정희
과일을 쪼개듯이
우리가 사는 이 무사한 연대를
쪼개고 보면
그대는 보리라
과일씨처럼 박혀 살던
모든 여자의 어깨에
한결같이 몇 날의 날개가 달려 있다는 것을
밤마다 인식의 등을 켜 들던
그리하여
서로에게 아름다운 별이 되던
창가에 서서
여자들은 밤마다
먼 하늘을 바라보며
그대로 까맣게 씨앗이 되어
부시시 돋아나는 날개 소리를
속으로 끝없이 듣고 있었다는 것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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