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
손님
옥야沃野
2011. 1. 28. 10:57
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할 일을 내일로 미뤄두고
잠자리에 들었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나는 일어나 손님을 맞았다.
선생님께서 저희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왔습니다.
아니, 당신은 누구신데요?
내 이름은 "하려고 했었는데"입니다.
거참 희한한 이름도 다 있군요.
그렇다면 같이 온 동자의 이름은 무엇입니까?
아, 이 동자는 저와 쌍둥이입니다.이름은 "하지 않았음"이고요.
나는 물었다. 당신들은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?
이루지 못하다라는 마을에 살고 있지요.
그러자 "하지 않았음"이 독촉했다.
어서 떠나자 그 귀챦은 녀석이 쫓아올 거 아냐
그 귀챦은 녀석이란 누구입니까?
"할 수 있었는데" 이지요. 꼭 유령처럼 우리 뒤만 밟는다니까요.
나는 잠에서 깨어 일어났다.
내일로 미루려는 일을 해치우기 위해 책상앞에 앉았다.
닭이 울었다.
정채봉의 <생각하는 동화>중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