꽃향기/정호승

옥야沃野 2010. 5. 13. 17:36

 

 

 

내 무거운 짐들이

 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

버리고 싶었으나

결코 버려지지 않는

결국은 

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

질질 끌고 온

아무리 버려도 뒤따라와

내 등에 걸터 앉아

비시시 웃고 있는

버리면 버릴수록 더욱 더 무거워져

나를 비틀거리게 하는

비틀거리면 비틀거릴수록 더욱 더 늘어나

나를 짓눌러 버리는

내 평생의 짐들이

이제는 꽃으로 피어나

그래도 길가에

꽃향기 가득했으면 좋겠네